<2017/07/30 타임 패러독스>
2014년作 타임 패러독스는 로버트 하인라인의 〈그대들은 모두 좀비〉(All You Zombies)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원래는 Predestination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였으나, 국내에선 '타임 패러독스'라는 스포성 제목을 달고왔다.
그것도 모자라 포스터에는 떡하니 3가지 반전이라는 둥 스스로 스포를 하고 있다. 머저리 같은 놈들.
타임 패러독스(Time Paradox)는 말 그대로 시간여행으로 발생하는 모순을 뜻한다.
가장 유명한 패러독스는 바로 할아버지(혹은 아버지) 패러독스다.
"내가 시간 여행으로 과거로 돌아가 나의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를 죽인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가?"
"나의 조상이 없어졌다면 나는 태어날 수 없으므로 나는 사라지게 될까?"
"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과거로 돌아가 할아버지(아버지)를 살해하는가?"
와 같은 역설이다.
영화 타임 패러독스는 이러한 패러독스 중에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자가근친 패러독스'를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나와 내가 스스로 관계를 맺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곧 내가 되는,
내가 아버지, 남편, 어머니, 부인, 아들, 딸........... 내가 조상이자 후손이 될 수 있다는 패러독스이다.
영화 내용으로 자가근친 패러독스를 정리해보자.
1. 1945년 고아원에 버려진 제인이라는 여자가 있다.
2. 제인은 어떤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임신하게 되지만, 남자는 곧 제인 곁을 떠난다.
3. 제인은 출산 중 자신에게 남자와 여자 모두의 생식기가 있음을 알게된다. 출산 중 출혈로 여성생식기를 잃고, 남자인 존이 된다.
(제인=존)
4. 제인(존)이 낳은 아이가 누군가에게 납치된다.
5. 존은 술집에서 바텐더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나눈다. 바텐더는 존에게 "과거에 자신을 버린 그 남자를 죽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존은 이에 응하여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
6.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버린 남자를 죽이기 위해 기다리다가, 존은 과거의 자신인 제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떠난 그 남자가 바로 현재의 자신이었음을 알게 된다.
(제인=존=어떤 남자)
7. 바텐더는 몰래 조금 미래로 가서 제인이 낳은 아이를 납치해 1945년 고아원에 두고 온다.
(제인=존=어떤 남자=아이)
8. 존은 바텐더의 권유로 시간여행을 하는 요원이되고, 과거로 돌아가 바텐더로 변장해 자신과 대화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제인=존=어떤 남자=아이=바텐더)
9. 자! 이제 제인은 제인이 낳았는데, 그 제인을 낳은 제인은 누가 낳았을까?! 응?????
요약해서 쓰자니 내가 써놓고도 이해가 잘 안된다.....또르르..
영화 내에서는 테러리스트인 '피즐 폭파범' 이야기로
인물들(혹은 인물)간의 개연성을 추가하고 스토리에 살을 덧붙이고 있지만 흥미요소는 역시 패러독스 그 자체다.
그 패러독스를 반전이라는 요소로 잘 포장했던 점이 이 영화가 호평받는 이유일듯 싶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특수 상대성이론', '쌍둥이 패러독스'와 같은 것들에 흥미를 가졌던 적이 있다.
타임 패러독스는 그 때의 그 지적 호기심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던 영화였다.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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