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1 노무현입니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던 2003년에 나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를 직접 뽑거나, 그의 정책을 살펴본 일도 없다.
학창시절 내 기억 속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은, 언론과 항상 싸우던 대통령. 그뿐이었다.
2008년 대학에 진학하고,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내 생각보다 훨씬 불합리한 사회라는 걸 알았을 때
아마 그때부터 노무현 대통령을 다르게 봤던 것 같다. '참 혼자서 힘들었겠다'고 말이다.
영화 <노무현입니다>는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인간 노무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경선 지지율 최하위에서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노풍의 모습을 다루면서 그가 가진 인간적인 힘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02년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당내 경선 과정을 제일 비중있게 다루는데,
올해 치뤘던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선 모습이 많이 오버랩되서 재밌게 봤다.
(특히나 인터뷰이로 참여한 안희정 지사나,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한 경선이기도 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지긋지긋한 색깔론은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인터뷰'였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 노무현의 곁에서 그와 함께 걸으며 느꼈던 사람들의 이야기. 이 이야기들이 참 좋았다.
그들은 정치가로서 혹은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이 옳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인간으로서, 친구로서의, 노무현을 추억하며 진심어린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그 이야기들이 참 가슴을 울린다. 그가 가졌던 진심을 알기에 더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노무현의 시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 8
'한 줄 혹은 한 단락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램페이지 (RAMPAGE, 2018) 후기 (0) | 2018.07.25 |
---|---|
독전 (Believer, 2018) 후기/스포有 (0) | 2018.07.15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Guardians of the Galaxy Vol. 2, 2017) 후기 (0) | 2017.08.09 |
에이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 2017) 후기 (0) | 2017.08.02 |
타임 패러독스 (Predestination, 2014) 후기/스포有 (1) | 2017.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