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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어쩌면 어디론가 떠나고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길로 무작정 떠나온 여행길, 차 안에는 그 흔한 라디오소리도 없이 적막하기만하다.
나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운전한다. 그리고 머리 속으론 이런저런 떠오르는 생각들을 따라다니느라 바쁘다. 아침 출근길에서 보았던 강아지부터, 내일 입을 와이셔츠를 다려놓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생각은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곤 한 곳에서 멈춰선다.
'내가 잘못된 길을 걸어온걸까, 돌아설 수 있을까..'
끝도, 정답도, 누구하나 조언해줄 사람도 없다. 오늘의 나는 너무나도 나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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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 건 지금으로부터 2주 전. 그리고 내가 이별을 선택지에 올렸던 건 이별한 날로부터 6개월 전이었다. 주변에서 헤어진 이유가 무엇이였냐고 물을 때마다 나는 속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내가 그렇게 느꼈을뿐이라고 할 수 밖에. 그리고 "나는 어디까지나 연애의 피해자였다."는 말을 덧붙이며 성급히 마무리지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내가 약해지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마음이 약해서 탈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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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짐에 주변을 살핀다. 어느덧 해는지고 몇몇 도로옆 가게들만이 불빛을 밝히고있을 뿐이다. 그다지 끌리는 메뉴는 없었다. 이 근처에는 소머리국밥이 유명한지 비슷한 국밥 메뉴들을 파는 가게가 많았다. 그 중 커다란 황금소 동상이 주차장 가운데에 있던 가게에 들어갔다
소주 한 병을 함께 먹을까 생각하다가도 이내 부질없다는 생각에 포기한다. 어쩌면 술김에 스스로가 더 약해지는게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다. 국밥은 따뜻하고 맛있었다. 생각해보니 오늘의 첫 끼니. 깍두기를 아그작아그작 씹으며 마음 속 작은 쓰라림을 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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